2020-04-13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강론 / 이규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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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강론
2020년 4월 13일, 이규섭 스테파노 신부
예수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오랫동안 기다려온 부활입니다. 우리는 그 부활의 기쁨을 팔일 동안 축제로 지냅니다. 그 만큼 즐겨야 할 기쁨이 크다는 것이고 함께 이 기쁨을 나누어야 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으로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이제 자신들도 추종세력으로서 예수님과 같은 죽음을 맞이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덤으로 가장 먼저 찾아간 사람은 여자들-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였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었던 예수님은 누구나처럼 특별한 분이십니다. 비참한 죽음을 겪으신 예수님을 다시 보고자하는 마음을 마리아 막달레나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눈물을 흘리며 얼마나 보고 싶어 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지용 시인의 ‘호수’라는 짧은 시가 있습니다. 시 한 편 외워보려고 찾다가 찾은 시이기도 합니다. ㅋㅋ
얼골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감을 밖에
복음에서 표현은 하고 있지 않지만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은 천사를 보고 두려워 떨다가 까무러쳤지만(마태 28,4) 이 여자들은 보통이 넘는 여자들이었습니다.
두려움은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합니다. 생각도 제대로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제대로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하는 두려움은 하느님을 만나는 데 장애물이 됩니다. 혼비백산한 사람에게 천사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먼저 진정시켜 줍니다. 숨도 쉬게 하고 눈도 크게 뜨게 만들어줍니다. 자신의 위치를 일깨워주는 위로의 말입니다. 이제 여자들은 현실상황을 파악합니다. 기뻐합니다(28,8).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사명을 받습니다. 제자들에게 알리는 일입니다.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28,10)
갈릴래아는 예수님의 공생활의 활동무대였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곳, 예수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갈릴래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으신 것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갈릴래아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고 활동하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바로 이곳이 갈릴래아입니다. 예수님이 살아나셔서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고 갈릴래아에서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의 자리는 현재 혼란스럽습니다. 코로나19로 두렵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부활은 우리를 죽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살리는 것이 부활입니다. 우리는 갈릴래아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살려야 합니다. 살리는 일을 찾아 살아가야 합니다. 흥분해 있거나 화를 내는 사람을 진정시키는 것도 살리는 방법이고 죄를 일깨워주는 것도 살리는 일입니다. 마스크를 사용하고 사회적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것도 살리는 방법입니다.
우리를 살리시는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합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