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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토요일 강론

 

 

202052, 김동희 모이세 신부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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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드디어 지난 한 주간 내내 평일 복음으로 이어지던 요한복음 6생명의 빵에 대한 긴 가르침이 오늘로 끝이 납니다. 그런데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이 가르침에 걸려 넘어집니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다는 하소연입니다. 이전의 공동번역 성서의 번역을 보면 이해가 훨씬 쉽습니다.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수군거리며 투덜대는 것을 아시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 믿음은 하느님의 허락과 도움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동양의 고전인 주역(周易)에는 글은 말을 다하지 못하고 말은 마음속 생각을 다 (표현)하지 못한다.”(書不盡言 言不盡意)는 말이 있습니다. 글과 말의 한계를 알려주는 표현이지요. 글과 말이 마음속 생각을 전하는 데에도 부족하다면 하늘나라의 신비, 하느님의 강생과 구속의 오묘한 신비를 전하는 데 있어서는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예수님과 함께하지 않게 되었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예수님을 버리고 떠났다, 그들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은 그냥 군중들이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베푸신 많은 이적과 기적들을 보았고 권위 있는 가르침을 들어 배운 이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런 그들이 떠납니다. 그래서 제가 걸려 넘어졌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들은 생명의 빵이라는 말씀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도 물으십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그때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께 멋진 대답을 드립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열두 제자들이라고 해서 뛰어나게 총명한 이들을 뽑지 않으셨습니다. 그들도 십자가와 부활을 체험하기 이전에는 생명의 빵에 대한 가르침에 갈피를 잃고 헤매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불신자와 믿음이 있는 자들 사이에는 그리 큰 차이가 있는 게 아닙니다. 온통 믿을 수 없어서 불신자가 되는 게 아닙니다. 믿고 신뢰할 만한 많은 것들을 보고 알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믿음에로 기울어지지 못하는 이들이 불신자입니다. 반면에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이전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더 추종하고 더 배워나가려는 이들이 신앙인이라 하겠습니다. 신앙인들에게 이런 마음을 열어주시고 비추어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신앙인인 우리들, 참으로 대단합니다. 우리가 받은 이 귀한 선물을 꼭 붙드십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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