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5 부활 제4주간 화요일_어린이 날 강론 / 김동희 모이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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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간 화요일 – 어린이 날 강론
2020년 5월 5일, 김동희 모이세 신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순교 이후 계속되는 박해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박해로 인해 흩어져간 이들이 페니키아와 키프로스와 안티오키아에까지 퍼져나가 주 예수님의 복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주님께로 돌아서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안티오키아 교회입니다. 말 그대로 위기가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되었던 것이지요. 코로나19의 위기도 위기인 것만이 아니라 우리 신앙을 새롭게 하고 우리 공동체를 더욱 튼실하게 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굽은 자로도 직선을 그으시는 분임을 저희가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그러한 믿음과 희망의 사람 바르나바를 만납니다.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주님께 인도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인물이 ‘사울’입니다. 바르나바는 지금의 터키 남동쪽에 위치한 타르수스로 찾아가 회심한 이후 고향에 내려와 있던 사울을 만나 안티오키아로 데려갑니다. 위대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탄생하였습니다. 크게 회심하였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누구도 선뜻 손 내밀어 함께하기를 두려워했던 사울, 바르나바는 그를 품어주었고, 함께 손을 잡고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이끌기도 하고 또 이방인 선교 길에 나서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렇게도 말할 수 있습니다. ‘바르나바 없이는 사도 바오로도 없다.’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 날입니다.
어린이들은 동화책, 특히 그림책을 함께 보며 크게 읽어주면 아주 좋아라 합니다. 그들은 사람만이 아닌 온갖 동물이며 꽃과 나무들과도 대화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이건 뭐야, 이건 뭐야...’ 아이들은 졸졸 따라오며 끊임없이 묻고 배웁니다. 그래서 어린이는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놓쳐 버린 우리의 본모습을 되찾도록 가르쳐주는 동시에 두려운 미래에로 문을 열도록 나아가게 하는 ‘어른의 스승’입니다.
예수님은 어린이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막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하시며 어린이들을 끌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곤 하셨습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주님이신 예수님의 모범대로 그리하셨던 것을 기억하시지요?
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께로부터 어린이가 되라고 초대받은 이들입니다. 아이들이 미소 지으며 노래하고 춤추면 세상 만물이 새로워집니다. 우리 좀 더 말랑말랑해지고 또 용감해지십시다. 우리 모두의 어린이 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 (루카 10,21: 공동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