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간 목요일 요한 17,20-26
이규섭 스테파노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향하여 “거룩하신 아버지”께 기도하십니다. 어제 복음의 내용에 이어지는 기도이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단어들이 나옵니다. 영광, 믿음, 하나 됨, 사랑 등입니다. 그 마지막인 사랑이 오늘 복음의 주제입니다. 영광, 믿음, 하나 됨. 이 모든 것은 사랑 때문에, 사랑으로 인하여, 사랑을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피조물을 사랑하셨습니다. 사람이 다시 아버지와 함께 살게 하기 위해서 원죄로 물든 사람을 원죄로부터 구원되어야 했습니다. 사람을 내버려두신 것이 아니라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당신의 가장 소중한 아들을 사람으로 보내셨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세상 이전에 살았던 그 관계를 사람에게도 적용하셨고 에덴동산에서 살던 그 때로 돌리려는 그 이유는 사랑입니다.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는 존재가 아니라 가장 소중한 것을 내주는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다시 되돌리려는 의지가 바로 사랑입니다. 내 것을 주고도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 것을 주고 사람이 이익이 되는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으로 예수님은 사람들을 만나셨고 이 사람들도 하느님의 사랑으로 서로 살기를 바라셨습니다. 그 사랑은 완전한 하나가 되게 합니다. 이 사랑이 아니고서는 하나가 될 수 없습니다.
이 사랑은 이제 사람이 예수님과 하나가 되게 하고, 예수님과 아버지가 하나이셨을 때로 사람이 다시 하느님과 하나인 때로 돌아가게 합니다. 사랑은 서로에게 투신하고 서로를 받아주어 완전한 일치를 이루게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또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그때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은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적입니다. 사랑을 하면 가난해집니다. 사랑을 하면 자신을 낮추게 됩니다. 사랑은 힘자랑을 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텅 비어진 가슴입니다. 사랑을 하면 모든 것을 바라보게 됩니다.
혹시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변해버린 사랑은 없으십니까? “너 때문에” 변해버린 사랑을 다시 예수님께서 하신 사랑으로 조금 흉내를 내보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