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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강론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마태 9,15)

 

 

2020228, 이규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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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봄소식이 들려옵니다. 겨우내 먹지 못했던 음식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이때 사순시기를 지냅니다. 부활이라는 큰 풍선을 만들기 위해 사순이라는 바람을 많이 불어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지내고 계십니까, 많이 답답하시죠? 거리도 식당도 많이 한산합니다. 평소에도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지금은 더 힘들어 보입니다. 출근 일수를 조절하고, 휴근은 무급으로 처리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우선은 먹고 살아야 하는데...

 

 

세상은 '코로나19' 이야기로 도배되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도 착용하지 않았었는데, 저는 이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바이러스 확진자의 수도 늘어가고 지역도 확대되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신랑을 빼앗길 날을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수난과 죽음의 때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어찌 보면 바로 지금이 우리에게는 또다른 모습으로 신랑을 빼앗긴 때입니다. 우리가 신랑과 함께한 때는 예수님과 함께한 때이고, 성체성사로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셨습니다. 우리는 항상 배불리 먹었고 언제든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성찬의 전례를 통해서 주님을 내 안에 모실 수 있었고 성체 앞에서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형제자매가 모여 하느님의 집에서 지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우리를 흩어놓았습니다. 공동체의 건강을 위하여 성당의 문은 닫혀졌고 발길은 끊겼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신랑을 빼앗겼을 때 그 신랑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 신랑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방법은 바로 단식입니다. 단순히 식사를 끊는 것이 아니라 단식을 통해서 드러나는 신앙의 행동들을 원하십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이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삶의 모습입니다. 절제, 희생, 나눔, 공감대 형성, 배려, 함께함 등. 이러한 것들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빼앗긴 신랑을 되찾을 수 있고 신랑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좋은 것을 나쁜 것으로 인해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찾아야 하고 지켜야 합니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으로 기도하고 위로하며 사순시기를 힘차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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