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6 부활 제 5주간 토요일 강론 / 이규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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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간 토요일]
독서: 사도 16,1-10 / 복음: 요한15,18-21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상과 당신을 철저하게 구분지어 놓으십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세상이 여러분을 미워한 적이 있었습니까? 세상이 ‘나’를 미워했다고 하면 너무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히브리어에서 비교급 표현이 없기 때문에 “미워하다”라는 표현을 “사랑하지 않다, 좋아하지 않다, 반대하다”라는 뜻으로 이해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여튼 세상이 미워하다는 표현을 다른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다, 몰라주다라는 뜻으로 이해해도 될 텐데, 그렇다면 그런 때는 언제였습니까? 나의 진심을 몰라주는 그 때 우리의 마음은 어땠습니까?
나의 진심이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순수하고 거짓이 없고 이기적이지 않은 때였는데 사람들은 나의 마음을 몰라주지는 않았습니까? 이런 것이 사소한 개인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 섭섭함이 생기는데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분이시고, 그 구원사업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에서 세상을 바라보시는 아픔은 너무나도 크실 것입니다.
그 큰 상황에 비할 수는 없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걱정하십니다. 세상이 우리를 미워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에게 속한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기에 예수님은 우리를 걱정하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에게 속한 사람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세상으로부터 당하신 험한 일을 우리도 당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 환란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순교자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려 합니다. 세상이 미워하는 일이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이라고 믿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고요한 가운데 울려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 소리는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입니다. 그것은 나의 소리가 아니라 울리지 않는 징의 소리입니다. 그것은 침묵 속의 외침입니다. 그 소리는 세상에서 버틸 수 있는 힘입니다. 그 힘의 원천은 우리 주님이십니다. 세상은 주님을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주님을 알기에 나약한 사람임에도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주님께 속한 사람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미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를 살리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부활하셨습니다. 그 부활은 우리의 생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