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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7주간 수요일 강론

 

 

2020527, 김동희 모이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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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우리는 요한복음 17예수님의 고별기도를 복음 말씀으로 듣고 있습니다. 이 고별기도는 크게 1)당신 자신을 위한 기도, 2)제자들을 위한 기도, 3)후대의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로 나뉩니다.

 

 

어제의 복음이 예수님 자신을 위한 기도였지요. 임용훈 디모테오 신부님이 강론을 올려주셨는데 524일 축일을 맞는 성 필립보 네리의 기쁨과 겸손에 초점을 맞추셨기에 복음 이야기는 다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로 시작되는 이 기도는 예수님 자신을 위한 청원 기도라기보다는 그동안 기다리고 기다려온 구원사건의 정점에서 친밀하기 이를 데 없는 아버지와 예수님이 나누시는 내밀한 대화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그 가깝고도 가까운 아버지께 드리는 제자들을 위한 기도입니다.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저는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지만 이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이제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 [...]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제자들의 일치, 제자들을 보호해주심, 제자들의 거룩함(성화)을 청하는 기도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절절한 기도를 이렇게 밋밋한 표현으로 정리하고 나니 죄송스런 마음이 드네요.

 

 

저는 이 가운데 특별히 제가 두드러지게 진하게 표시하고 밑줄 그어 놓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부분에 집중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보호, 일치, 거룩함 모두에 이것이 관통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하느님의 이름은 아빠, 아버지입니다. ‘아빠는 아람어이고, ‘아버지는 그리스어 파테르의 우리말 번역이라 합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의 이름을 신성한 언어인 히브리어 아브가 아닌 당시의 세속적이고 대중적인 언어인 아람어 아빠로 부르셨고,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느님을 멀리 계신 분이 아닌 참으로 가까운 분으로, 자비하신 아빠로 알려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지요.

 

 

아빠 하느님, 초라해 보이지만 망망대해 같은 그 거룩한 자비의 사랑이 내 안에 흘러야 보호도, 일치도, 성화도 가능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는 데 지칠 줄 모르십니다. 오히려 우리가 자비를 청하다 지치고 맙니다.” 아빠의 사랑에 더 많이 머물러야 합니다. 그것이 기도입니다. 그 사랑이 내 마음과 영혼의 돌들을 헤집으려 도란도란 여울져 흐르면 그 물길이 닿는 곳마다 지켜주고 일치하는 거룩한 생명들, 세상 피조물들이 고대하는 하느님의 자녀들, 참된 형제자매들이 자라날 것입니다.

 

 

예수님의 애끓는 간절함이 들리십니까?

아빠, 아버지!

 

* 마두동 본당 신부님들의 강론에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글로 된 강론은 5월말까지만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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