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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강림 대축일 강론

 

 

2020531, 김동희 모이세 신부

 

0531.jpg

 

 

 

1. 미사 전

오늘은 성령강림대축일이다. 2000년 전 제자들을 사로잡았던 성령, 그들의 마음을 뜨겁게 하여 그들을 떨쳐 일어나게 했던 성령의 체험이 오늘 우리들 가운데에서도 일어나 코로나19로 인해 지치고 불안해하는 우리들이지만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과 이웃을 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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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 좋은 분, 성령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생선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겠으며 달걀을 달라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루카 11,9-13)

 

 

예수님은 기도에 대해 가르치시면서 성령에 대해 살짝 언급하신 바 있으시다. 성령은 더 좋은 분’, ‘가장 좋은 분이시다. 성령강림은 3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1)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신다(복음).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우리 가곡 동심초이다. 노랫말 가운데 무엇보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하는 부분에 마음이 간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동행하였지만 그것은 동상이몽으로 드러났다. 그들의 갈망은 예수님과 달랐다. 결국 그들은 배반하고 도망쳤다. 예수님 곁에서 서성였으나 아직 그분의 깊은 마음을 보고 나누지는 못하였던 것이다. 수없이 예수님 곁을 스쳐 지나갔지만 진정으로 그분을 만나지는 못한 것이다.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는 노랫말 그대로이다. 그러기에 참으로 제자들에게는 동심초처럼 마음을 묶어 줄 성령의 강림이 필요했다.

 

 

예수님은 문을 닫아걸고 두려움에 떠는 제자들을 찾아오셔서 거듭해서 이렇게 인사하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러시고는 당신의 숨을 그들에게 불어넣으시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제자들은 다른 누구보다 먼저 자기 자신들을 용서해야 했을 것이다. 동고동락했던 스승을 고난의 길에서 나 몰라라 하고 내팽개친 그 부끄러움과 참혹함을 벗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들에게 평화의 영, 용서의 영인 당신의 숨, 성령을 불어넣으셨다.

 

 

(2) 오순절 성령강림

 

 

오순절 성령강림은 그 옛날 하느님과 겨루어보려는, 하느님 없이 스스로 견고해지려던 인간의 오만함이 하늘까지 닿는 탑을 쌓다가 하느님의 벌로 무너지고 그 언어가 갈라졌던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과 대조된다. 이제 성령을 통해 비록 저마다 말(언어)은 다를지라도 하느님과 그 아들에 대한 신앙 안에서 일치와 통교를 체험케 된다.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할 수 없다.

 

 

동시에 성령은 제자들에게는 두려움을 넘어서게 하는 굳셈과 용기의 영이시다. 겁쟁이였던 제자들은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소리 높여 전하는 위대한 사도들로 변모한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위대한 사랑의 길에 떨쳐 나서게 된다. 바오로 사도의 1코린 13사랑의 찬가가장 좋은 분인 성령께서 알려주시는 가장 좋은 길이라 하겠다.

 

 

(3) 다양한 성령의 선물

 

 

오순절 이후에도 교회 공동체는 다양한 성령의 선물을 체험하였다. 그리고 성령은 이방인들에게도 내렸다. 오늘날에도 성령은 우리 교회 안에서, 또 우리 각자 안에서 활동하신다. 공동체와 우리의 형편과 필요에 맞게 움직이신다. 신앙, 일치, 용서, 평화...

 

 

오늘, 성령강림 대축일을 지내며 우리는 가장 좋은 분성령의 은혜를 간구해야 할 것이다. 성령칠은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우리를 가득 채울 만큼 넘치도록 달라고 청해야 할 것이다. 다만 동시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을 성령께 개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참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서로 서로 진실한 맘으로 사랑의 관계 안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멘.

 

김동희 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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