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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9주간 화요일]

20200601()

박준 야고보 신부

은화.jpg

 

 

 

독서: 2베드 3,12-15.17-18 / 복음: 마르 12,13-17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보면서 단순한 순발력을 넘어선 지혜로움을 느낍니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들은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문제로 나름 외통수라 자부하며 질문합니다. 세금을 내야한다고 대답하면 로마의 식민 통치에 반발하던 군중들로부터 미움을 받을 것이고, 내지 말아야 한다고 대답하면 반역자로 고발당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히려 역으로 그들에게 올가미를 던지십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마르 12,17) 이 말씀은 황제의 권력에 굴복하는 뜻도,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여 회피하려는 뜻도 아닙니다. 아무리 황제가 힘이 세다하여도 그 또한 결국 하느님의 피조물이며 그분 다스림 아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감탄하며 돌아갑니다.

 

예수님의 머릿속에는 온통 하느님뿐이셨다는 느낌이 듭니다. 늘 하느님의 마음이 어떠신지 헤아리고자 하시고, 하느님의 기준은 무엇인지 찾고자 하십니다. 그러니 언제 어디서 어떤 위기가 찾아와도 하느님의 방식으로 대처하십니다. 당신 스스로가 먼저 온통 하느님의 소유로 사셨던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과 그분의 말씀을 통해 내가 하느님께 돌려드릴 수 있는 하느님의 것은 무엇보다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로마 제국의 은화에 황제의 권력을 드러내는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면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에는 하느님의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따라서 나 자신도 예수님처럼 언제나 하느님의 방식으로, 하느님의 소유로 생활 할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여가생활이나 취미생활과는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삶의 일부가 아닌 삶의 전부입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고 기준이 되는 가치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언제 어디서든 하느님께서 소중하게 여기시는 그분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방식이 쉽지는 않습니다. 나 자신을 포함한 세상 모든 것을 하느님의 사랑 아래서 바라보고 느끼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그렇습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를 변명거리로 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시기를 끝내고 연중시기를 시작하는 우리들의 일상을 하느님의 소유로 살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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