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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성모신심미사 강론

 

 

202066, 김동희 모이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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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토요일 성모신심미사의 유래

 

 

성모님은 1925년 스페인의 도로테아 수녀원에서 파티마 성모님 발현의 목격자의 한 명인 루치아 수녀에게 발현하시어 배은망덕한 사람들에 의해 가시로 찌르는 듯 고통당하는 당신의 티 없는 성심을 위로하며 자신의 죄와 인류의 죄를 보속하는 지향으로 매달 첫 토요일마다 미사와 영성체, 고해성사, 묵주기도 등을 하도록 당부하셨다고 한다. 이것이 첫 토요일 성모신심미사의 유래이다.

 

 

2. 오늘의 복음 말씀은 성모신심미사에 적당한가?

 

 

오늘의 복음 말씀을 듣고 나면 무언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예수님이 어머니를 홀대하는 듯한 인상이 들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일 듯하다. 성모님과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오셨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말씀하시는 중이셨는데 어떤 이가 예수님께 이를 알린 모양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반문하시고는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하고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정말 예수님은 어머니를 나 몰라라 하신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걸까?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이라는 메시아 칭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셨다. 유다인들은 구약의 예언에 따라 자신들의 메시아(그리스도)가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의 성왕으로 추앙받는 다윗 가문에서 나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다윗이 시편에서 장차 올 메시아를 주님이라 불렀는데 어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될 수 있겠느냐 반문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비록 혈통으로는 다윗의 자손이지만, 참되게는 그 모든 것을 넘어서 주님곧 신성을 지닌 이라는 의미이다. 예수님은 그렇게 동시대 사람들의 메시아에 대한 이해를 바로잡고자 하셨다.

 

 

오늘 복음도 그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성모님은 그저 예수님을 낳으신 육신의 어머니이기에 공경 받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공경 받아 마땅하다.) 참으로 성모님이 공경 받아야 하는 까닭은, 그분이 바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받들고 실행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사실 신약성경이 전하는 성모님의 모습은 신앙인의 탁월한 모범이시다.

 

 

유학생활 중에 재 유럽 서울대교구 유학사제들 모임이 있어 프랑스 파리에 갔다가 리지외로 성지순례를 다녀온 적이 있다. 우리 마두동 본당의 주보이신 성녀 소화 데레사의 성지이다. 수녀님의 생가와 가르멜 수녀원, 성녀를 기념하여 세워진 대성당 등을 둘러보았는데 대성당을 나오는 길에 벽에 무엇인가 쓰여 있어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신부에게 그 뜻을 물었다. “하느님께서는 나의 모든 생각과 기대를 항상 뛰어넘으셨다.”는 뜻이고 성녀가 만년에 하신 말씀이라 한다. 성지순례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던 기억이 난다. “성녀 소화 데레사의 하느님은 장대높이뛰기 선수다.”

 

 

예수님은 동시대인과 한 울타리, 같은 지평을 공유하셨다. 하지만 동시에 그 지평 안에 근본적인 새로움, 이전까지의 모든 이해를 넘어서는 참된 하느님의 모습과 뜻, 참 인간의 모습을 밝혀 주셨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결정적인 자기계시라 부른다.

 

 

3, 참된 신심?

 

 

가톨릭대사전의 신심에 대한 풀이는 이렇게 끝이 난다. “사도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신자들의 영적생활을 돕기 위하여 모든 신심의 실천에 대한 결정을 교계적 권위에 유보시켜 왔다. 교회가 어떤 신심을 참된 신심으로 평가하는 기준은 계시된 진리와의 일치이다. 교회의 교의와 조화를 이루고 신앙의 내용을 올바로 표현하는 신심은 건전한 신심이다. 뿐만 아니라 신심은 하느님을 섬기려는 내적인 자세이므로 그것은 감정이 아니라 그 실제적 열매 즉 기도 · 봉사 · 희생 등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참된 신심은 감정의 고양에 있지 않다. 그러니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여 맞갖은 열매를 맺도록 힘써야 하겠다.

 

 

함께 성가를 부른지 참 오래되었다. 문득 떠오르는 성가가 있어 그 가사를 적어본다.

 

 

한 생을 주님 위해 (가톨릭성가 248)

 

 

한 생을 주님 위해 바치신 어머니

아드님이 가신 길 함께 걸으셨네

 

 

어머니 마음 항상 아들에게 있고/ 예수님 계신 곳에 늘 함께하셨네

십자가 지신 주님 뒤따라가시며/ 지극한 고통 중에 기도드리셨네

주님의 뜻을 위해 슬픔도 삼키신/ 말로 다 할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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